의뢰인은 운전 중 3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였는데, 같은 방향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 변경을 위해 정차 중이던 B와 마주쳤고, 의뢰인 차량의 좌측 앞 범퍼부분과 B의 차량의 우측 앞 범퍼부분이 매우 가볍게 충돌하였습니다. 사건 당시 의뢰인은 급정거하면서 차량이 흔들렸다고만 느꼈을 뿐 차량간 충돌이 있었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가던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경찰로부터 “B가 의뢰인의 차량과의 교통사고로 다쳤는데 의뢰인이 그냥 도주했다며 뺑소니로 신고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B는 4주 상해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보여준 양 차량의 범퍼부분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일부 긁힌 흔적이 보였습니다. 의뢰인은 아프다고 주장하는 B로 일방적 주장으로 인해 여지없이 뺑소니범으로 몰릴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의 변호를 맡게 된 신상민 변호사는 의뢰인의 억울한 사정을 충분히 파악한 후 이 정도 사고로는 B가 상해를 입을 정도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여 사고발생 및 도주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마디모’ 감정을 신청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검찰에 제출하는 변호인의견서에 사건의 경위, 차량의 범퍼부분 사진의 분석 등을 통해 상해 피해가 발생할 만한 사건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마디모 감정이 필요함을 역설하였습니다.
※ 마디모(MADYMO): 교통사고에 따른 자동차 탑승객과 보행인의 거동 상황을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재연해 해석하는 상해 판별 프로그램으로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행하고 있음
검찰은 이러한 변호인 의견을 받아들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디모 감정신청을 하였고, 회신된 감정서에는 “피해차량의 속도변화가 8km/h 이상으로 보기 어렵고, 8km/h 이하의 속도변화에서는 가벼운 두통이나 일시적인 증상(경추의 불편함)이 수일 이내에 대체로 사라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본 사고의 충격으로 B에게 상해를 일으킬 만한 현저한 운동변화는 유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고와 상해 간의 인과관계가 부인되는 결정적인 증거가 확보된 것입니다.
결국 검찰은 위 의견을 바탕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에 대하여 불기소(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무혐의 결정에 따라 일단 경찰에 의해 운전면허가 취소되었던 의뢰인은 운전면허도 바로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